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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모든 것엔 시작이 있기 마련이야.
기획의도

안녕하세요.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Hello. What’s your name?

‘The most personal is the most creative’ 마틴 스콜세지가 했던 이 말은 봉준호 감독을 통해 나에게 다가왔다. 넘쳐나는 트렌드와 이미지들 속에서 나는 ‘5년간의 대학 생활을 마무리하는 프로젝트로 어떤 걸 내보이는 게 좋을까?’라며 학교에 머물렀던 시간만큼 굉장히 오랜 시간 고민했다. 마틴이 했던 저 이야기를 되뇌이며 가상의 이야기보단 나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같은 땅에 발을 붙이고 있는 ‘현실'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했다. 그러던 중 졸업전시 딱 1년전인 23년 10월 나는 과거의 내가 적은 메모 하나에 꽂히게 된다.
이름에관한아이디어메모
‘이름은 사랑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어릴 때부터 정을 붙인 모든 것에 이름을 붙이곤 했다. 인형부터 내가 자주 쓰는 물건까지 나는 어느 샌가 작명가가 되어 특징에 맞춰 이름을 새로이 지어주곤 했다. 이름 짓기란 구별하기 위한 의미도 있었지만 사랑과 정을 표현하는 나만의 방식이기도 했다. 숨쉬지 않는 존재조차도 이름을 부여하며 생명을 불어넣어주곤 했다. 그렇다면 가족의 경우에는 어떨까? 자식이 태어났을 때 이름을 짓는 행위는 얼마나 사랑이 담을까?
→ 시작은 ‘이름 되찾기’였다. 할머니와 오랜 시간을 살았던 배경으로 나이가 있는 여성들의 이름 뜻이 남자아이를 낳기 위함이나 전통적인 여성상을 추구하는 이름으로 지어진다는 사실에 할머니 자체의 아름다움에 주목하는 한글 레터링 작업이었다.
→ 이때 이름이라는 것이 상당히 큰 힘과 영향력이 있음을 실감하고 졸업 작품인만큼 프로젝트의 크기를 키워보기로 결심한다. 이름이라는 주제의 디테일한 상황설정이 필요했다. 도대체 어떤 부분에 주목하여 진행할 것인가?
‘준비이이이'

여러가지 방향으로 생각하던 프로젝트의 첫걸음은 이 쪽지로부터 시작되었다. 나는 이 졸업 프로젝트를 교환학생 신분으로 준비하게 되었다. 교환학생을 가기 전, 대학교에서 가장 친한 동기와 졸업 주제에 대한 긴 대화를 시작해보았다. 그 대화 중에 나왔던 양질의 아이디어를 급하게 쪽지에 적어보았다.

→ 이 당시 가장 인상적이었던 아이디어는 ‘지영'들을 모으자는 의견이었다. 우리 둘은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를 매우 좋아해 자주 언급하곤 했는데 극의 주요한 이야기는 주인공인 에블린이 수많은 다른 선택을 해 같지만 다른 사람으로 여러 차원에서 살아간다는 내용이었다.

그리하여 그것을 이름에 비유해 다른 수많은 선택을 한 ‘지영'들을 모아보자는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한국에는 ‘이름 따라 간다'라는 옛말이 있다.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멀티버스의 에블린에 비유해 많은 사람들에게 이름이 주는 유사한 경험과 각자만의 삶에 따른 차이점을 들어보도록 인터뷰를 진행하자는 결론에 다다랐다.

→ 또한 인터뷰를 엮어 책의 형식으로 만들어보고자 했다. 그 당시 책이라는 형식에 관심이 있기도 했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한 따뜻한 매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잡지로 시작했다. 필자는 잡지를 매우 좋아한다.)

‘한걸음을 위한 준비'
그렇게 이름이라는 주제에서 꽤나 디테일한 설정을 들어가보니 좀더 공부가 필요했다. 그래서 ‘이름, 정체성'과 관련한 여러 책과 논문을 읽었다. 대중매체 (영화, SNS, 인터뷰, 책, 광고 등) 학문적 자료 (관련 논문, 사전 등) 을 ‘이름' ‘정체성' 관련 주제로 진행된 것으로 선별하여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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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읽었던 것 중 나의 시선을 이끌었던 흥미로운 내용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전시 중에는 한 켠에 ‘이름에 관하여'라는 이름으로 묶어 관람객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